피카츄를 보태준 사람들
카드를 팔러 나온 사람들이 오히려 카드를 더 줬다.
10월 2일, 콜렉터블콘에 카드 한 장 없이 갔다.
탑로드라는 TCG 서비스를 만드는 박찬 대표님이 현장에서 원피스 카드 한 장을 줬다. 오리파 이벤트에도 끼워줬다. 무작위로 카드를 받는 이벤트였는데, 거기서 첫 피카츄가 나왔다.
원피스 카드 한 장, 피카츄 한 마리.
박찬님한테 말했다.
“포켓몬 카드 중에서 리자몽이 제일 비싸고 좋은 거라면서요? 제가 이걸로 플립하면서 오늘 리자몽 카드까지 가볼게요.”
박찬님은 재밌겠다며 응원해줬다.
피카츄가 생겼으니 원피스 카드는 필요 없어졌다. 원피스 카드를 모으는 컬렉터를 만나 그 카드를 줬다. 그랬더니 고맙다며 피카츄를 한 마리 보태줬다.
옆에서 이야기를 듣던 셀러도 피카츄를 한 마리 더 줬다.
세 마리였다.
리자몽 잡으러 왔는데, 피카츄만 늘고 있었다.
한 바퀴
그 뒤에도 카드를 들고 돌아다녔다. 한국 컬렉터와 거래했고, 태국과 홍콩에서 온 셀러도 만났다. 이야기를 들은 사람들이 계속 도와줬다.
한 바퀴 돌고 오면 앞서 카드를 준 사람들이 환호했다. 내가 뭘 들고 돌아올지 나보다 더 궁금해하는 것 같았다.
카드 한 장 건네고 끝난 게 아니었다. 그 카드가 어디까지 가는지 같이 보고 있었다.
결국 리자몽을 얻었다.
35달러쯤 하는 카드라고 들었다. 숫자로만 보면 별일 아니었다.
돌아간 카드
리자몽을 얻고 나서, 그사이 받은 여러 카드를 도와준 컬렉터들에게 돌려줬다.
한 분이 무척 좋아했다. 원래 갖고 싶던 카드라고 했다.
나한테는 리자몽까지 가는 길에 생긴 카드였다. 그분한테는 그 카드가 목적이었다. 나는 그걸 손에 들고도 계속 다른 카드를 찾고 있었다.
팔러 온 사람들
교환하러 다니면서 그곳 사람들이 하는 일도 조금씩 보였다.
카드를 모으다가 파는 일을 하게 된 사람, 카드 등급을 다루는 사람, 사진을 찍으면 카드 정보를 알려주는 앱을 만드는 사람. 첫 카드를 준 박찬님도 그 안에서 서비스를 만들고 있었다.
내가 돌아다니던 곳은 카드를 사고파는 곳이었다. 그런데 받은 카드 중에는 이야기를 듣다가 그냥 한 장 더 준 것도 있었다. 응원하고 싶다고 했다.
리자몽은 내 차지였다. 구하러 다니는 재미는 다 같이 나눠 가졌다.
카드는 잘 몰랐다. 그런데 이런 사람들은 낯설지 않았다. 올해 다른 데서도 만나고 있었다.